약타러 가는 길

지병이 있어서 한달에 한번씩 지하철을 타고 약을 타러 간다

처음에는 이 병이 생겨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

그래서 일부러 약을 먹지 않고 버텼는데

결국 재발을 반복해서 약을 먹기로 했다

뭐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약을 먹는 사람들도 있으니

그런 약이라고 생각하기로 하니

조금 마음이 편했다



때에 따라서는 피검사도 하는데

왠지 오늘 피검사를 하자고 할 것 같다

평소 핏줄이 잘 보이는 편이 아니라 왠만한 베테랑 간호사분이 아니면

주사를 잘 꼽지 못하던데

다행히 내가 가는 병원은 간호사분이 잘 찾아내신다

진료는 별다른 게 없다 

정말 약만 받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

고칠 수 없다면 잘 다스리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겠지

적어도 내가 생각한 수명만큼 즐겁게 살고 싶다

그때까지 이 병원이 있어야 할 텐데 ㅋ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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